오는 12월13일 <은혼2: 규칙은 깨라고 있는 것>이 국내에서 개봉한다. 이에 앞서 30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는 <은혼2: 규칙은 깨라고 있는 것>(이하 <은혼2>)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후쿠다 유이치 감독과 영화에서 ‘카구라’ 역을 맡은 하시모토 칸나가 참석했다.
은혼의 장르는 은혼…병맛과 진지함의 규칙을 깨다
충실한 원작 에피소드 재현…한국관객 만족시킬까?
▲ 영화 '은혼2: 규칙은 꺠라고 있는 것'의 포스터 © 미디어캐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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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 평: 병맛 개그와 액션의 밸런스. 이 맛이 은혼이다. ★★☆
주변에 만화책 좀 읽어봤다고 하는 사람에게 한 번씩 물어보자. “‘은혼’의 장르는 뭐라고 해야 해?” 질문을 들은 사람은 아마 이렇게 답할 지도 모른다. “은혼의 장르는 은혼이야”
실제로 만화 ‘은혼’은 상당히 독특한 매력을 지녔다. 구토와 변 그리고 온갖 성관련 개그들이 난무해 일견 저질 개그만화로 보일 수 있다. (제목부터가 일본어로 남성의 고환을 의미하는 비속어다)
하지만 ‘은혼’의 그 이면에는 식민지 사회의 어두운 현실과 멸시받고 소외된 인물들이 있다. 패배한 전쟁의 영웅, 몰락한 무사집단, 정치적으로 중간에 끼어있는 경찰조직 등이 주요 인물들로 나오기 때문이다. 이렇게 무거운 세계관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은혼’을 보다가 방바닥을 구르며 웃을 수 있는 이유는 다름 아닌 이 만화가 ‘은혼’이기 때문이다.
▲ 영화 '은혼2: 규칙은 깨라고 있는 것'의 스틸 © 미디어캐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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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개봉한 <은혼1>이 일본에서 흥행할 수 있었던 이유도 이런 만화 ‘은혼’의 매력을 십분 발휘했기 때문이다. 엽기적인 캐릭터 연기와 상상할 수 없는 스토리 전개방식, 난무하는 패러디로 인한 저작권 문제(?) 등으로 ‘은혼’은 실사화가 된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많은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주연배우 오구리 슌, 스다 마사키, 하시모토 칸나는 일본 내의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망가지기를 서슴치 않았다. 또한 원작에 충실한 작품연출은 원작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냈고, 덕분에 <은혼1>은 일본에서 개봉 후 누적 흥행수입 38억 엔을 돌파하고 실사영화 역대 1위를 기록하는 높은 성적을 거뒀다.
이번 <은혼2> 또한 원작에 충실하다. 2편에서는 원작에서도 인기 있었던 에피소드 두 개인 ‘장군 접대편’과 ‘신센구미 동란편’을 연결시켰다. 이 연결에 이음새도 나쁘지 않고, ‘장군 접대편’이 보여주는 개그와 ‘신센구미 동란편’이 보여주는 진지함은 밸런스가 나쁘지 않다. 덕분에 ‘은혼’을 알고 있다면 ‘은혼’다운 복합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이에 대해 후쿠다 유이치 감독은 30일 국내 기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일본 내에서 <은혼>의 실사화가 성공한 이유는 충실한 원작재현 때문이라고 말한다”며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원작이 있는 작품을 영화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감독이 그 원작을 사랑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섣부른 재해석보다는 원작의 매력을 살리는 것에 치중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렇게 원작에 충실하다는 점은 사실 국내 관객들에게는 높은 진입장벽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있다. 국내에서 원작이 누적 판매 수 100만부를 기록한 바가 있지만, ‘은혼’의 개그 포인트가 일본 내의 컨텐츠를 다루니 만큼 일본의 여러 문화에 익숙해야지만 웃긴 장면들이 많다.
이에 대해 감독은 “<은혼2>에는 패러디 장면이 많아서 한국분들이 이해가지 않는 부분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그래도 전체 이야기는 우정, 가족애를 다루기 때문에 한국관객들도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 영화 <은혼2: 규칙은 깨라고 있는 것'의 스틸 © 미디어캐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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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원작을 잘 모르는 한국관객들에게 <은혼2>가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은 오히려 진지한 액션 부분이다. 특히 기차 안에서 벌어지는 장면 중 카구라(하시모토 칸나 분)와 오키타 소고(요시자와 료 분)가 보여주는 합동 액션은 다른 방식과 체격으로 이뤄지는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호흡이 잘 맞는다는 인상이다.
이 점에 대해 하시모토 칸나는 “1편과 2편의 액션이 전혀 다르다”며 “이번 2편에서 촬영한 기차 세트는 폭이 좁고 길이가 길어 끝에서 끝까지 싸우며 달려가며 요시자와 료와 호흡을 보폭이나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어 감독은 “여자와 남자가 합을 맞춰 액션을 하는 게 정말 힘들다. 그렇게 어렵게 한 만큼 가장 볼만한 장면이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은혼2>의 무술감독은 한국의 장재욱 감독이 맡았다고 알려졌다. 영화에서 주인공 ‘긴토키’를 연기한 오구리 슌의 추천으로 참여하게 된 장재욱 무술감독은 후쿠다 유이치 감독이 요청한 ‘춤을 추는 듯하고 아크로바틱한 액션’을 완성시켰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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