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에 가볼 만한 충북 충주 낭만여행

자연 그대로 간직한 비내섬에 ‘잠시 불시착’ 어때요?

정리/김수정 기자 | 기사입력 2020/12/24 [15:16]

연말연시에 가볼 만한 충북 충주 낭만여행

자연 그대로 간직한 비내섬에 ‘잠시 불시착’ 어때요?

정리/김수정 기자 | 입력 : 2020/12/24 [15:16]

역사와 힐링에 더해, 재미와 낭만까지 챙기는 핫한 여행지 각광
가장 핫한 곳은 단연 활옥동굴…신비로운 풍경에 즐길거리 가득

 

중앙탑과 수안보온천으로 대표되던 충북 충주는 역사와 힐링의 도시였다. 그러나 몇 년 새 중앙탑 주변으로 낭만적인 야경이 더해지고 충주호 근처엔 보트를 타고 돌아보는 재미난 동굴도 문을 열었다. 비내섬에서 촬영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은 일본에서 신드롬을 일으켰고, 그 옆에는 버려진 것들로 작품을 만드는 흥미로운 예술공장이 눈길을 끈다. 이제 충주는 역사와 힐링에 더해, 재미와 낭만까지 챙길 수 있는 핫한 여행지로 통한다.


일상의 다양한 폐기물을 소재로 활용하는 정크아트(Junk Art)는 현대미술의 중요한 흐름 중 하나다. 버려진 산업 쓰레기가 예술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통해 산업화로 인한 환경오염과 인간의 이중적인 욕망을 비판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

 

그런데 여기에 만지고 움직이고 타보는 재미까지 더한 작가가 있다. 국내 1호 정크아티스트로 꼽히는 오대호다. 그는 지난해 5월 충주시 앙성면에 폐교를 리모델링한 복합문화공간 오대호아트팩토리를 열었다. 전시장으로 변신한 옛 교실과 운동장 구석구석이 그의 작품들로 채워졌다.

 

▲ 충주 오대호아트팩토리에서 만나는 색다른 재미. 


“여기 미술관에선 마음껏 만져보고 움직여보고 타보세요!”


매표소를 대신하는 카페에선 독특한 인사말로 관람객을 맞는다. 미술관이라면 으레 ‘작품을 만지지 마세요.’, ‘관람 선을 넘지 마세요.’ 같은 주의사항부터 나열하기 마련인데 여기선 마음껏 만지고 움직여보란다.

 

의아한 표정으로 전시장에 들어섰던 어르신들은 작품 하나하나 만지고 움직이며 금세 호기심 가득한 어린아이가 된다. 각종 차량 엔진을 사용해 레버를 움직이면 다양한 동작이 구현되는 키네틱 작품들 앞에선 연신 감탄사를 쏟아내기도 했다.

 

운동장으로 나가면 더욱 신나는 전시가 이어진다. 자동차와 오토바이 등 다양한 부품을 활용한 자전거들이 놓여 있는데 모두 직접 타볼 수 있다. 페달을 밟으면 앞이 아닌 옆으로 움직이는 자전거도 있고, 한 명은 페달을 밟고 한 명은 방향을 조정하는 2인용 자전거도 신기하다. 어르신들은 이 기상천외한 자전거들을 하나씩 타보는 재미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오대호아트팩토리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선정한 ‘비대면 관광지 100선’에 선정됐다. 폐교 운동장이었던 야외전시장 규모가 커서 관람객들 간의 자연스런 거리 두기가 가능한 데다 볼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작가의 작품을 만져보고 올라타 볼 수도 있으니, 어르신들은 산업시대의 폐품을 활용한 테마파크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연신 탄성을 터뜨리기 바쁘다.

 

다만 내부 전시장은 기존 교실을 활용한 공간이라 전시실 출입구가 좁고 복도에도 많은 작품이 자리해 휠체어나 유아차 이동 시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대여용 휠체어도 마련하고 주요 관람로에 경사로를 설치하는 등 세심한 배려가 눈에 띈다.


오대호아트팩토리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생태계의 보고로 불리는 비내섬이 자리한다. 남한강을 끼고 자리한 이 섬에는 버드나무와 물억새를 비롯해 멸종위기종인 수달과 삵, 큰고니, 참매 등이 어울려 살아간다. 한때 ‘차박’ 명소로 꼽혔지만, 이들 동식물을 보호하기 위해 올해 자연휴식지로 지정하면서 차량 진입과 캠핑, 야영 등이 금지됐다.

 

▲ 비내섬의 억새. 

 

도보로는 언제든 출입이 가능하지만 비내섬 내에 조명시설이 없기 때문에 안전상 해가 뜬 이후부터 해 지기 전까지만 이용하기를 추천한다. 또 산책로 대부분이 흙길이라 비나 눈이 온 직후에는 휠체어나 유아차 이동 시 주의가 필요하다.


자연 그대로의 풍경을 간직한 비내섬은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도 인기다. 최근 일본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도 이곳에서 촬영됐다. 극 중에서 북한으로 묘사됐던 아름다운 갈대밭이 바로 비내섬인데, 당시 사용했던 촬영 소품 일부가 전시돼 있어 방문객들의 눈길을 끈다. 어르신들도 안내판을 보며 잠시 드라마의 여운을 즐겼다.

 

비내섬 출입구는 비내쉼터와 복탄다목적회관 두 곳으로, <사랑의 불시착> 촬영지는 비내쉼터에서 더 가깝다. 복탄다목적회관 쪽에는 최근 개통한 복여울교와 보도교가 자리해 또 다른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섬 둘레를 모두 걸으려면 2~3시간 정도 소요된다.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면 비내교를 건너 물억새군락지와 <사랑의 불시착> 촬영지를 돌아보고 나오는 짧은 코스를 추천한다. 1시간이면 돌아보기에 충분하다.


요즘 충주에서 가장 핫한 여행지를 꼽으라면 단연 활옥동굴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2만여 명의 유료 관광객을 기록했다. 기존의 자연동굴이나 석탄을 채취하던 광산들과 달리 활옥동굴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활석 광산이다.

 

일제강점기에 개발돼 무려 100여 년 동안 활옥과 백옥, 활석 등을 캤다. 동굴 길이만 57km에 달하고 지하 수직고는 711미터로 한때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했단다. 당시 사용했던 권양기나 수직고 등이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 색다른 볼거리가 된다. 하얀색 모암으로 이뤄진 신비로운 동굴 풍경과 활옥을 이용한 건강테라피실, LED와 야광벽화로 꾸며진 다양한 공간이 지루할 새 없이 이어진다.


특히 동굴 안에서 보트를 탈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암석 사이로 흘러내린 맑은 물이 고여 아름다운 연못을 이루는데, 그 위를 직접 투명 카약을 타고 돌아볼 수 있도록 한 것. 얼음처럼 차갑고 투명한 물속에는 송어 떼가 유유히 헤엄치고, 투명 카약 바닥을 통해 발 아래서 바로 볼 수 있다.

 

▲ 활옥동굴 투명카약 체험 모습. 

 

어르신들은 상상도 못했던 재미에 몇 번이나 탄성을 터트린다. 카약을 타고 내리는 과정을 돕는 안전요원이 배치돼 있고, 수심도 허리춤 정도로 깊지 않아 어르신도 부담 없이 동굴 카약을 즐길 수 있다.


활옥동굴은 관람로가 생각보다 길어 모두 돌아보는 데 1시간 이상 소요된다. 내부온도가 연중 11~15도 정도로 유지된다고 하는데 체감온도는 더 낮다. 실내라고 생각해 겉옷을 챙기지 않으면 추위로 고생할 수 있다. 동굴 입장 전 미리 겉옷을 든든히 챙기길 권한다. 또 보트탑승을 고려해 활동하기 편한 바지와 신발을 선택하는 게 좋다. 동굴을 빠져나오면 건너편에 카페가 자리해 따뜻한 차 한 잔으로 몸을 녹일 수 있다.

 

<글·사진/권다현(여행작가)>
<콘텐츠 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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