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휴대폰 사업 26년 만에 접은 내막

돈 안 되는 ‘LG폰’ 손 떼고…AI·VS 키운다!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21/04/09 [16:51]

LG전자 휴대폰 사업 26년 만에 접은 내막

돈 안 되는 ‘LG폰’ 손 떼고…AI·VS 키운다!

송경 기자 | 입력 : 2021/04/09 [16:51]

LG전자가 26년간 이어오던 휴대폰 사업에서 손을 뗐다. LG전자는 지난 4월5일 이사회를 열어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미래 준비를 강화하기 위해 7월31일자로 휴대폰 사업을 종료한다”고 선언했다. 사실 LG전자 입장에서 휴대폰 사업은 먹을 수도, 버릴 수도 없는 ‘계륵’ 같은 존재였다. LG전자 휴대폰 사업부는 지난 2015년부터 2020년 4분기까지 2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누적 적자 규모만 5조 원에 달한다. ‘돈 안 되는’ 휴대폰·모바일 사업 철수를 선언한 LG전자는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인공지능(AI)’과 전장사업(VS)에 주목하고, 전방위적으로 사업을 키워갈 계획이다.

 


 

누적 적자 5조 애물단지 휴대폰·모바일 철수하고 핵심사업 집중
사업 다각화와 신사업 확대로 질적 성장과 사업의 기본체질 개선

 

▲ ‘LG폰 아듀~’ LG전자가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미래 준비를 강화하기 위해 휴대폰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사진은 ‘LG트윈센터’ 전경. 

 

‘LG폰 아듀~’


LG전자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미래 준비를 강화하기 위해 휴대폰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일찌감치 ‘인공지능(AI)’과 전장사업(vs)을 찍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들 사업을 키우기 위해 전방위 투자에 나섰다.

 

애물단지 휴대폰 철수


그간 휴대폰 사업의 방향성을 놓고 면밀하게 검토해온 LG전자는 지난 4월5일 이사회를 열어 7월31일자로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프리미엄 휴대폰 시장은 삼성과 애플의 양강체제가 굳어지고 있다. 또한 보급형 휴대폰 시장은 중국 기업들이 집중 공략하며 가격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처럼 변화하는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LG전자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스마트폰 사업을 접게 됐다.


LG전자는 이 같은 시장 상황 속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부 자원을 효율화하고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대책을 내놨다. 동시에 미래 성장을 위한 신사업 준비를 가속화해 사업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LG전자가 휴대폰 제조 사업에 뛰어든 것은 1995년이다. 당시 휴대폰 사업을 담당했던 것은 MC사업본부의 전신인 LG정보통신이다. LG전자는 이후 통신장비 제조 계열사였던 LG정보통신과 2000년 합병했다.


LG전자의 대표 사업분야인 가전은 당시까지만 해도 사양 산업으로 여겨졌다. LG전자가 가전 이외의 정보통신이라는 성장 분야가 필요했던 이유다. LG정보통신 역시 LG전자의 해외 글로벌망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두 회사의 합병은 쌍방 ‘윈윈(Win-Win)’ 전략으로 평가됐다.


합병 이후 LG전자는 20여 년간 휴대폰 사업을 영위해왔다. ‘화통(話通)’이라는 브랜드를 시작으로 ▲프리웨이 ▲싸이언 ▲초콜릿폰 ▲프라다폰 등 수많은 브랜드를 통해 시장을 공략했다.


이들 제품 덕분에 LG전자는 한때 글로벌 휴대폰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해 부진의 시장에서 뒤쳐지기 시작했다. 2007년 처음으로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이 흥행하자 삼성전자가 다급히 ‘갤럭시S’ 등 스마트폰 준비에 돌입한 것과 달리, LG전자는 피처폰에 연연하다 부진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2010년 이후  내내 영업적자를 시달리던 LG전자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스마트폰 사업을 접게 됐다.

 

▲ LG 구광모 회장. 

 

자산과 노하우 적극 활용


비록 스마트폰에서 손을 떼기로 했지만 오랫동안 쌓아온 LG전자 휴대폰 사업의 자산과 노하우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키로 했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종료 후에도 핵심 모바일 기술의 연구개발은 지속한다는 구상이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종료 이후에도 구매 고객 및 기존 사용자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충분한 사후 서비스를 지속할 계획이다. 또한 통신사업자 등 거래선과 약속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5월 말까지 휴대폰을 생산하게 된다. 이에 따라 올해 벽두 ‘CES 2021’에서 야심차게 공개했던 롤러블 스마트폰 생산도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서비스 기한을 밝히지 않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 분쟁 해결기준에 따른 스마트폰 품질 보증기간은 2년, 부품 보유기간은 4년이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기존 인력 일부를 남겨 유지 보수에 문제가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사업 종료에 따라 심각한 경영 타격을 입게 되는 거래선과 협력사의 손실에 대해서는 합리적으로 보상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다.


휴대폰을 만들던 MC사업본부 직원들의 고용도 유지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해당 직원들의 직무역량과 LG전자의 다른 사업본부 및 LG 계열회사의 인력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배치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개별 인원들의 의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개인의 장기적인 성장 관점에서 효과적인 재배치될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실리콘웍스 등의 계열사가 전입을 받을 예정이다.

 

미래 성장동력 집중 투자


휴대폰 사업을 접은 이후 LG전자의 시선은 신사업 육성에 더욱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사업 종료를 선언한 LG전자는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존 가전 사업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전장(VS) 사업과 로봇, 인공지능(AI) 등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AI 사업과 관련, 올해 초 16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LG AI 연구원’을 출범시키는 등 구광모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집중 육성이 이뤄지고 있으며, 가전제품을 시작으로 적용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VS 사업 역시 LG전자의 미래 성장동력 주력 분야로 꼽힌다. LG전자는 최근 5년 동안 이 분야에 4조 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오는 7월 마그나 합작법인 출범을 기점으로 VS사업본부, ZKW(램프), LG 마그나(파워트레인) 등 3대 축을 형성, 본격적인 성장 가도를 달릴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휴대폰 사업에서 철수하더라도 미래준비를 위한 핵심 모바일 기술의 연구개발은 지속하기로 했다.


6G 이동통신, 카메라, 소프트웨어 등 핵심 모바일 기술은 차세대 TV, 가전, 전장부품, 로봇 등에 필요한 역량이기 때문에 CTO 부문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지속한다.


특히 LG전자는 2025년경 표준화 이후 2029년 상용화가 예상되는 6G 원천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은 물론 사람, 사물, 공간 등이 긴밀하고 유기적으로 연결된 만물지능인터넷(AIoE, Ambient IoE) 시대를 대비한다.


LG전자는 질적 성장에 기반한 사업 다각화와 신사업의 빠른 확대로 사업의 기본 체질도 개선한다. 특히 다가오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자동차 부품 관련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7월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Magna International Inc.)과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분야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했고, 지난 2018년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업인 ZKW를 인수한 바 있다.


LG전자가 강점을 지니고 있는 가전, TV 등 기존 사업은 고객 니즈와 미래 트렌드에 기반한 플랫폼, 서비스, 솔루션 방식의 사업으로 확대한다.


이를 위해 고객 접점 플랫폼인 LG 씽큐(LG ThinQ) 앱, 가전관리 서비스인 LG 케어솔루션, 다양한 제품과 기술을 집약해 고객에게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솔루션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새롭고 다양한 사업모델을 시도한다.


신사업의 경우 사내벤처, CIC(Company in Company, 사내회사) 등 혁신적인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역량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 전략적 협력 등도 적극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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