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체제’ 5년 만에 효성그룹 훨훨 나는 내막

효성 소재 삼 형제 날아오르면서 조현준 경영가도 ‘탄탄’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21/05/07 [15:57]

‘조현준 체제’ 5년 만에 효성그룹 훨훨 나는 내막

효성 소재 삼 형제 날아오르면서 조현준 경영가도 ‘탄탄’

송경 기자 | 입력 : 2021/05/07 [15:57]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취임 5년 만에 공식적으로 그룹 총수에 올랐다. 2017년 그룹 총수에 오르며 오너 3세 경영 시대를 연 조 회장이 지주사 체제 전환, 신사업 추진 등 그룹 체질 개선을 이끌면서 다음 행보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1분기 효성그룹 소재 계열사들이 불확실한 코로나19 시장을 뚫고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면서 효성그룹에 대한 증권가의 보고서는 호평 일색이다. 앞서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효성 핵심 계열사 효성티앤씨의 1분기 영업이익을 지난해 1분기보다 92.8% 증가한 1514억 원으로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는 2000억 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왔다.

 

그런데 뚜껑을 열었더니 효성 티엔씨의 실적은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7% 오른 1조6182억 원, 영업이익은 214% 증가한 2468억 원을 기록했다. ‘조현준 체제’의 효성이 훨훨 나는 비결은 뭘까?

 


 

공정위, ‘조현준 체제’ 5년 만에 효성그룹 동일인 조석래→조현준 변경
코로나 뚫고 효성 소재 계열사들 1분기 역대급 실적…‘효성그룹 재발견’
자신감을 얻은 조현준, ESG 경영위원회 설치 등 친환경 경영에도 두각

 

▲ 2017년 그룹 총수에 오르며 오너 3세 경영 시대를 연 조현준 회장이 그룹 체질 개선을 이끌면서 다음 행보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4월29일 효성그룹의 동일인을 조석래 명예회장에서 조현준 회장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기존 총수가 사망하거나 의식불명에 빠지는 등의 상황에 한해 총수를 변경해왔다.


하지만 조 회장이 현재 그룹의 최다 출자자이고 대규모 투자결정 등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했다. 또한 조 명예회장의 경영복귀 가능성이 높지 않은 점이 감안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조석래 명예회장은 올해 만 85세로 고령인 데다 암 투병 등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공정위가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동일인을 변경, 지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조현준 회장이 총수로 지정되면서 효성그룹의 신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조현준의 효성 재발견


조현준 회장이 취임 5년차에 들어서면서 ‘효성그룹의 재발견’이라는 말도 나온다. 올해 1분기 효성그룹 소재 계열사들이 불확실한 코로나19 시장을 뚫고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그룹 실적 개선에 앞장서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그룹 지주사인 효성은 5월3일 오전 2021년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열고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의 실적 발표와 함께 수익성이 개선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효성 지주회사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 대비 9% 오른 6869억 원, 영업이익은 1788% 늘어난 1006억 원을 기록했다. 2018년 지주사 분할 이후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실현했다.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 이른바 소재 삼총사의 실적 호조 덕분이라는 게 효성 측의 설명이다.


효성 계열사 중 매출 비중이 가장 큰 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 부문 호조에 힘 입어 설립 이후 사상 최대 이익을 실현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7% 오른 1조6182억 원, 영업이익은 214% 증가한 2468억 원을 기록했다. 효성은 “스판덱스 부문은 원재료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증설지연 등으로 수요와 판매가가 상승, 최근 증설한 인도 및 중국 취저우 법인의 이익확대 등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효성첨단소재는 전 사업부문에서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 효성첨단소재는 올해 1분기 전년 대비 11.8% 오른 7695억 원의 매출액과, 같은 기간 192.6% 증가한 83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54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배 이상 상승했다.


효성첨단소재의 주력 상품인 타이어 보강 소재 ‘타이어코드’ 부문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중국 시장의 타이어코드 수요 증가와 베트남 꽝남 생산기지의 가동정상화 덕분이다. 스틸코드 부문도 수요 및 판가 상승, 원가경쟁력 확보에 따라 수익성 개선됐다. 탄소섬유 부문은 수소 경제 활성화에 따라 수익성이 확대되고 있고 아라미드 부문은 올해 2분기 증설 완료 이후 본격적인 매출 및 영업이익 증대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효성화학은 올해 1분기 전년 대비 39% 오른 5912억 원의 매출액과, 393% 오른 611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북미, 유럽,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폴리프로필렌(PP) 파이프와 의료용주사기 등 특화품들의 프리미엄이 코로나19 이전 수준 이상으로 회복했다.

 

특히 북미와 유럽에서는 겨울 한파 여파로 폴리프로필렌 판매량까지 급증하면서 수익 추가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등에 쓰이는 전자소재 ‘TAC필름’과 반도체용 세척가스 ‘NF3’ 부문 역시 재택근무, 비대면 회의 증가, 자율주행차 산업 활성화 등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이렇듯 효성 소재 계열사 삼형제의 사업이 훨훨 날아오르면서 조현준 효성 회장 중심의 ‘3세 경영’에도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 올해 1분기 효성그룹 소재 계열사들이 불확실한 코로나19 시장을 뚫고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그룹 실적 개선에 앞장서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 공덕동 효성그룹 본사. 

 

자신만만 조현준 ‘친환경 경영’


이에 자신감을 얻은 ‘조현준 체제’의 효성은 친환경 경영에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효성그룹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지속가능 경영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지주사인 주식회사 효성은 4월29일 열린 이사회를 통해 이사회 내 지배구조 개선을 담당해온 투명경영위원회를 확대 개편한 ESG 경영위원회를 설치했다고 4월30일 밝혔다.


ESG 경영위원회 설치는 환경보호, 사회적 안전망 등에 대한 고객과 사회, 주주의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ESG 경영위원회는 기존 투명경영위원회가 수행해온 △특수관계인 간 거래 심의 △주주권익 보호를 위한 경영 사항 의결 등 외에도 △ESG 관련 정책 수립 △ESG 정책에 따른 리스크 전략 수립 △환경·안전·기후변화 대응에 관한 투자 및 활동 계획 심의 등의 책임을 맡는다.


ESG 경영위원회는 김규영 대표이사와 4명의 사외이사(정상명, 김명자, 권오곤, 정동채) 등 5명으로 구성된다. 기존 투명경영위원회 4명에서 ESG의 중요성을 고려해 사외이사 참여를 1명 더 늘렸다. 첫 위원장은 현 투명경영위원회 위원장인 정상명 사외이사(전 검찰총장)가 맡기로 했다.


지주사와 별도로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등 주요 계열사들도 대표이사 직속의 ESG 경영위원회를 상반기 중으로 설치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ESG 경영은 효성이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아이덴티티”라며 “환경보호와 정도경영, 투명경영을 확대하고 협력사들과 동반 성장함으로써 주주들과 사회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100년 기업 효성’으로 성장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효성은 지난 2018년 투명경영 강화와 독립경영 체제 구축 등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지주사와 4개의 사업회사로 분할했으며, 지난해 말 지주사 체제 전환을 완료했다.


조현준 회장은 2018년 기존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직을 겸임하던 관행을 깨고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면서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했다. 또 투명경영위원회를 설립하고 사외이사추천위원회의 위원장을 사외이사가 맡도록 해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강화했다.

 

효성의 에어백 세계가 주목


효성의 에어백이 글로벌 패션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브랜드 ‘강혁’과 만나 친환경 의류로 재탄생한다.


5월3일 효성에 따르면 효성첨단소재는 인더스트리얼 패션 브랜드 ‘강혁’에 재킷 700벌을 만들 수 있는 에어백 원단을 무상 공급했으며, ‘강혁’은 이를 스키복 콘셉트의 재킷, 팬츠 등 의류 23종으로 제작해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강혁’은 친환경 의류를 만든다. 최근 글로벌 패션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최강혁·손상락, 두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디자이너 브랜드로 벤츠 등 자동차에 쓰인 에어백이나 자동차 천장재 등의 소재로 만든 친환경 패션제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에어백 원단에 인쇄되어 있는 로고, 바코드, 봉제선 등 본연의 디테일을 그대로 활용한 작품이 특징이다.


‘강혁’은 2021 삼성패션디자인펀드(SFDF)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며 지난 2019년에는 ‘패션계의 노벨상’이라고 할 수 있는 ‘LVMH 프라이즈’에 참가해 준결승까지 올라 글로벌 패션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유명 힙합 아티스트들은 물론 해외 유명 래퍼와 디자이너가 '강혁'의 옷을 착용하면서 '패피(패션피플)'들이 입는 힙한 옷의 대명사가 됐다.


에어백 원단뿐 아니라 시트벨트용 섬유, 아라미드 섬유, 탄소섬유, 카페트 등 다양한 산업용 소재를 생산하고 있는 효성첨단소재는 이번 지원을 시작으로 ‘강혁’과 소재 공급을 비롯한 다양한 협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국제 리사이클링 요구사항인 GRS를 획득한 효성첨단소재의 친환경 섬유는 '강혁'브랜드가 추구하는 지속가능성과 방향을 같이 하고 있다.


효성티앤씨도 ‘강혁’과의 협업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효성티앤씨가 투명 페트병을 재활용한 '리젠' 섬유 및 다양한 기능성 소재들을 제공하고 '강혁'은 이를 티셔츠, 아우터 등의 친환경 의류로 제작해 국내는 물론 해외 수출까지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협업 프로젝트는 평소 친환경 패션과 섬유 트렌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던 조현준 회장이 ‘강혁’ 측에 먼저 협업을 제안하며 성사됐다.


재활용 소재로 의류를 만드는 ‘강혁’과 버려진 페트병으로 친환경 섬유를 만드는 등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효성의 기업가치가 만나 MZ세대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윤리적 ‘가치소비’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효성은 이번 협업이 국내외 친환경 패션 시장의 확대와 재활용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효성은 투명 페트병을 재활용한 ‘리젠서울’, ‘리젠제주’,  ‘리젠오션’과 같은 친환경 섬유 공급을 확대하는 등 국내 친환경 패션시장을 선도해왔다. 최근에는 ‘리젠’을 활용한 브랜드 G3H10을 와디즈를 통해 론칭, 친환경 패션 브랜드 플리츠마마와 함께 의류를 제작하는 등 친환경 대표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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