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 ‘이건희 지분’ 상속 마무리

‘전자’ 3남매 골고루…‘생명’ 이재용 몰아주기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21/05/07 [16:11]

삼성가 ‘이건희 지분’ 상속 마무리

‘전자’ 3남매 골고루…‘생명’ 이재용 몰아주기

송경 기자 | 입력 : 2021/05/07 [16:11]

삼성 일가가 고(故) 이건희 회장의 주식 지분 상속을 4월30일로 일단락 지었다. 이에 따라 관련된 계열사들은 지난 4월30일 일제히 상속내역을 공시했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삼성전자 지분은 이재용·이부진·이서현 남매가 법정상속비율(2:2:2)대로 나눠 갖는 데 합의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으로 꼽히는 삼성생명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상속 지분의 절반을 물려받으면서 2대 주주에 올랐다. 나머지 절반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33.3%,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16.6%씩 나눠 가졌다. 이 부회장이 삼성생명 지배력을 높이면서 향후 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가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영권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재산은 균등 분할’ 원칙 적용
지배구조 핵심인 이건희 삼성생명 지분 50% 장남이 상속

 

▲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지난 4월30일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삼성SDS가 최대주주 변경을 공시했다. 고(故) 이건희 회장의 상속세 신고·납부 기한이 이날 마감되면서 주식상속 내역이 공개된 것이다.


5월1일 재계에 따르면 전날 삼성 총수 일가가 서울 용산세무서에 상속세 신고를 하고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물산의 주식 상속 내역을 공개했다는 것. 삼성 일가는 4월30일 서울 용산세무서에 총 상속세 약 12조 원 가운데 2조 원을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 일가는 연부연납제도를 이용해 앞으로 5년간 나머지 상속세를 분할 납부할 예정이다.


삼성 일가 상속 내역을 살펴보면 ‘경영권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재산은 균등 분할’ 원칙이 적용됐음을 알 수 있다.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물산의 주식 상속 지분은 법정상속비율(3:2:2:2)을 따랐지만, 삼성생명 지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몰아줬다.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은 삼성생명 지분을 물려받지 않았다.

 

▲ 2015년 6월 삼성가 사람들이 호암상 축하 만찬에 참석하는 모습. 왼쪽부터 홍라희·이서현·이부진·이재용. 

 

삼성전자 지분 3:2:2:2 분배


시가총액의 7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 지분은 가장 큰 관심을 끌었지만 법정상속비율대로 나눔으로써 가족간 재산권 분쟁의 잡음은 최소화했다. 이 회장이 보유하던 삼성전자 지분은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과 이재용·이부진·이서현 3남매에게 고르게 분배됐다.


이 회장의 삼성전자 보유지분 2억4927만3200주(지분율 4.18%) 중 5539만4046주가 이 부회장에게 돌아갔고,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에게 각각 5539만4044주씩 분배됐다. 배우자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은 8309만1066주를 상속받았다.


이에 따라 삼성 일가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홍 여사가 0.91%에서 2.30%로 늘었고, 이 부회장 지분율은 0.70%에서 1.63%로 확대됐다. 이부진 사장이 0%에서 0.93%로, 이서현 이사장이 0%에서 0.93%로 변경됐다. 이부진·이서현 자매는 그동안 삼성전자 지분을 거의 보유하지 않아 배당 소득도 미미했지만, 이번 상속으로 삼성전자 지분을 갖게 됐다.


특히 홍라희 전 관장의 지분율이 0.91%에서 2.30%로 삼성전자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앞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건희 회장이 1대 주주였던 삼성생명은 경영상의 목적을 위해 이재용 부회장이 상속주식의 1/2을 물려받기로 합의했다. 삼성생명은 이날 이건희 회장의 보유지분 4151만9180주(20.76%)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이 2075만9591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1383만9726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691만9863주씩 상속받았다고 공시했다.


홍라희 전 관장은 삼성생명 지분을 상속받지 않았다. 이번 상속으로 이 부회장의 삼성생명 지분율은 기존 0.06%에서 10.44%로 확대됐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에 이어 삼성생명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또 다른 축인 삼성물산은 이재용 부회장이 이미 주식 17%를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자녀들 간의 동일 비율로 배분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건희 회장 보유지분 542만5733주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이 120만5720주를 상속했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각각 120만5718주씩을 물려받았다. 홍 전 관장은 180만8577주를 상속받았다. 이 부회장은 이번 상속으로 삼성물산 지분율이 17.33%에서 17.97%로 확대됐다.


삼성SDS는 이건희 회장 보유지분 9701주(0.01%)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이 2158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각각 2155주씩 물려받았다. 홍라희 전 관장은 3233주를 상속했다. 홍 전 관장이 9분의 3, 세 남매가 각각 9분의 2인 법정 상속비율과 일치한다.


이번 주식상속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몰아주는 형식이 아니라 법정상속비율을 따랐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무엇보다 가족간 화합에 중점을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 입장에서는 상속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이로써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는 이전보다 더욱 견고해졌다.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생명 2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이 부회장 중심의 경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는 19.34%를 보유한 삼성물산이다. 이 부회장이 삼성생명의 최대주주임을 감안하면, 약 30%에 가까운 지분율로 삼성생명을 직간접적으로 지배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삼성 일가의 상속을 두고 삼성그룹의 경영권을 이 부회장이 지키는 안전한 길을 택하면서도 재산은 고르게 나눠 향후 불거질 수 있는 남매 간의 잡음을 불식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삼성 일가 지분 상속과 관련, “삼성생명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50%를 넘겨주고, 나머지 지분은 법적 비율로 나눈 것은 삼성의 지배력을 이재용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준다는 메시지와 함께 상속인 간 불협화음을 최소화 하는 방안으로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재용 부회장은 상속세를 상대적으로 적게 내는 점도 긍정적 효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오 소장은 이어 “삼성전자 지분을 상속인 간 법적 비율로 나눔으로 인해 향후 이재용 부회장이 차후 자녀들에게 지분을 증여 혹은 상속하게 될 때 내야 할 증여세(혹은 상속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것도 고려했을 것”이라며 “삼성전자 지분을 이재용 부회장이 모두 물려받고 주식가치가 상승했을 경우 이 부회장의 자녀들이 부담해야 할 세금만도 20조 원이 넘기 때문에 이런 점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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