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꽃길 찾아 떠나는 여행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허브 향이 느껴진 거야♬”

정리/김수정 기자 | 기사입력 2021/05/28 [14:47]

고운 꽃길 찾아 떠나는 여행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허브 향이 느껴진 거야♬”

정리/김수정 기자 | 입력 : 2021/05/28 [14:47]

꽃과 자연을 찾아 무작정 ‘밖’으로 나가고 싶은 계절이다. 속없이 한껏 흐드러진 작약, 화려함 그 자체인 장미, 뙤약볕 아래 붉게 핀 양귀비, 청초한 자태로 하늘하늘 흔들리는 수레국화까지. 5~6월에 피는 꽃들은 우리의 오감을 자극한다. 색과 모양, 향을 달리한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나 보는 이의 마음을 흐뭇하게 만든다. 고운 꽃은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환영받는 대상이기도 하다. 5월이 다 가기 전에, 태양이 이글거리는 여름이 오기 전에 아름다운 꽃길을 자박자박 걸으며 알싸한 꽃내음에 취해 보라. 소담스런 꽃을 보고 은은한 향기를 음미하노라면 걷다 보면 어느새 자연에 동화되어 심신의 여유와 안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캐모마일·데이지·양귀비…‘팜카밀레’는 지금 신록과 꽃들의 향연
메타세쿼이아 연둣빛으로 반짝이고 라벤더와 수국 꽃잔치 준비

 

다도·요가·명상 체험…취다선리조트는 오로지 나를 위한 힐링 공간
비밀의 화원처럼 외길 따라 들어가면 철 따라 화려한 꽃 피어나고

 

1. 태안 팜카밀레


5월은 오감을 자극한다. 산과 들, 바다, 어디를 찾느냐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오감이 즐거워진다. 충남 태안에 자리한 팜카밀레는 5월이면 허브로 오감을 깨운다. 허브 꽃이 지천에 피어 색과 향기로 눈과 코를 매혹하고, 꽃밭 사이로 흐르는 선율과 봄바람이 귀를 간질인다. 아로마 오일을 섞은 물에 발을 담그고 허브차 한 모금 머금으면 온몸이 허브로 물드는 기분이다.


팜카밀레는 바닷가에서 멀지 않은 구릉지대에 있으며 다채로운 허브와 들꽃, 습지식물, 관목이 어우러진다. 식물 수백 종이 공존하다 보니 시기별로 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5월의 주인공 가운데 캐모마일은 노란 중심부에 희고 가녀린 꽃잎을 달고 소담스레 피어난다. 캐모마일 꽃밭에 서면 은은한 사과 향이 번진다. 캐모마일은 ‘대지의 사과’라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농원 이름에 담긴 카밀레는 캐모마일의 독일어 표기다.

 

▲ 5월이면 농원 곳곳에 캐모마일 꽃이 피어난다. 


5월에 팜카밀레는 신록과 봄꽃의 향연이 펼쳐진다. 캐모마일, 데이지, 양귀비 같은 꽃이 만발하고 이팝나무가 하얀 꽃송이로 뒤덮이며, 메타세쿼이아가 보드라운 연둣빛으로 반짝거린다. 뒤이어 6~7월에는 라벤더와 수국이 한바탕 꽃잔치를 벌인다.


꽃과 허브, 나무가 특색 있는 테마정원을 이룬다. <어린 왕자>를 테마로 꾸민 어린왕자정원, 케이크를 잘라놓은 모양 같은 케이크가든, 바람개비와 전망대가 어우러진 바람의언덕, 생태 연못을 중심으로 조성한 워터가든 등이 산책로를 따라 모습을 드러낸다. 곳곳에서 만나는 포토 존이 산책의 재미를 더한다.

 

▲ 바람개비와 전망대가 어우러진 바람의언덕. 


정원의 조형미를 살리는 크고 작은 설치물이 눈길을 끈다. 케이크가든에 자리한 벽돌 건물이 이국적이다. 건물 앞에는 ‘카페 하와이’ 입간판이 있다. 실제 카페는 아니고, 드라마 〈미씽: 그들이 있었다〉에 나온 카페 외관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현재 펜션으로 사용 중이라, 일반 관람객은 내부에 출입할 수 없다. 바람의언덕에 우뚝 선 전망대도 팜카밀레를 대표하는 건축물이다. 전망대에 오르면 팜카밀레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바다가 아스라이 내다보인다.


팜카밀레는 동물과 교감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산양과 토끼, 당나귀, 거위 같은 가축이 살고, 반려견 입장을 허용한다. 매표소에서 애니멀가든 내 가축에게 줄 먹이를 판매한다. 반려견을 위한 놀이터도 따로 있다.


여유롭게 산책을 즐긴 뒤에는 카페를 겸하는 허브숍에 들러보자. 허브차, 아로마 오일, 방향제 등 각종 허브 제품을 판매하고, 허브 관련 체험을 진행한다. 실내 정원으로 꾸며 차 마시며 쉬기에 좋다. 농원에서 재배한 레몬버베나, 캐모마일, 페퍼민트를 비롯해 다양한 허브차가 있다. 명상, 소화, 안정 등 목적에 따라 블렌딩한 허브차와 직접 수확한 라벤더로 만드는 아이스크림도 인기다.

 

▲ 팜카밀레에서 허브로 오감이 즐거운 시간. 


아로마 오일 족욕 체험은 놓치기 아쉽다. 로즈솔트와 레몬솔트, 아로마 오일을 섞은 물에 발을 담그고 향긋한 허브차를 천천히 음미한다. 온몸의 긴장이 풀리며 노곤해지며 20~30분 걸리는 족욕 시간이 꿀맛 같다. 팜카밀레 입장 시 허브차와 족욕이 포함된 이용권을 사면 좀 더 저렴하다.

 

▲ 각종 허브 제품을 판매하고, 허브 관련 체험을 진행하는 허브숍. 


팜카밀레를 떠나기 전, ‘몽산포제빵소’에 들러도 좋다. 빵집은 매표소 밖에 위치해 팜카밀레에 입장하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다. 대표 메뉴 바질크림치즈베이글이 허브농원 여행 먹거리로 어울린다. 널찍한 정원을 갖췄고, 야외 테라스에서 팜카밀레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팜카밀레에서 자동차로 5분쯤 가면 태안해안국립공원에 속하는 몽산포해수욕장이 나온다. 넓은 해변과 울창한 솔숲이 어우러져 아름다우며, 태안8경으로 꼽힌다. 수심이 얕고 경사가 완만해 아이들이 물놀이하기 적당하고, 썰물 때는 갯벌 체험을 할 수 있다. 갯벌 체험 도구를 가져가거나, 해변 앞 상점에서 빌리면 된다. 국립공원이 관리하는 몽산포자동차야영장에서 낭만적인 캠핑을 즐겨도 좋다.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천연기념물 431호)는 ‘한국의 사막’이라 불리는 이국적인 풍경으로 유명하다. 해안사구는 사빈에 쌓인 모래가 바람에 따라 내륙 쪽으로 운반돼 낮은 언덕을 형성한 지형으로, 해안과 내륙의 완충 공간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 해안사구이며, 사구의 원형과 식생이 잘 보존돼 모래언덕과 해당화 군락 등 독특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사구를 보호하기 위해 정해진 출입 시간 내 지정된 생태 탐방로를 이용해야 한다. 입구에 있는 신두리사구센터에 먼저 들러 해안사구에 대해 알아보면 도움이 된다.


남면 드르니항과 안면읍 백사장항을 잇는 길이 250미터 해상인도교 대하랑꽃게랑도 태안의 관광 명소로 꼽힌다. 다리 이름은 이 지역에서 많이 잡히는 특산물을 상징하는데, 흔히 꽃게다리라고도 불린다. 백사장항 쪽 입구에는 대하 조형물이, 드르니항 쪽 입구에는 꽃게 조형물이 있다. 사람만 통행할 수 있고, 다리 위에 서면 두 어항과 드넓은 바다가 시원하게 내다보인다. 밤에는 조명이 들어와 화려한 모습으로 변신한다. 낮과 밤 풍경이 모두 근사해 사진 찍으러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

 

<글·사진/김수진(여행작가)>

 

2. 제주 취다선리조트


그윽하게 퍼지는 차향에 온몸의 긴장이 스르르 풀린다. 찻잔에 깃든 온기를 느끼며 눈을 감고 가만히 자신을 들여다본다. 일상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와 마주한 순간, 온갖 상념으로 가득한 머릿속을 비우면 비로소 마음에 평안이 찾아든다. 제주 취다선리조트는 오로지 나 자신을 위한 힐링 공간이다. 다도와 요가, 명상 체험이 색다른 여행을 선물한다.


취다선리조트에서 보내는 하루는 향기로운 차향과 함께 시작된다. 이른 아침 지하 1층 명상룸에서 진행하는 차 명상은 투숙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명상룸은 한쪽 벽면을 유리로 마감해 바깥의 자연이 온전히 느껴진다. 반짝이는 햇살과 싱그러운 풍경에 잠기운이 순식간에 달아난다. 보글보글 끓는 찻물과 쪼르륵 차를 따르는 소리에 들뜬 기분이 가라앉는다. 각자 자리를 잡고 방석을 두껍게 깔고 앉아 명상을 위한 자세를 가다듬는다.


차 명상 중에 마시는 차는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도록 도와준다. 찻잔을 받아 들고 먼저 영롱한 빛깔과 따스한 온기를 느껴본다. 은은한 차향을 맡으며 마지막에 차 한 모금을 머금은 채 천천히 내면에 집중한다. 자연스럽게 차를 넘긴 뒤엔 호흡법을 통해 명상을 이어간다. 처음엔 어렵지만 들고 나는 호흡에 맞춰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생각을 내려놓으면 점점 머릿속이 비워지며 편안한 상태가 된다. 명상을 마치면 고요하고 평온한 마음이 느껴진다.

 

▲ 한쪽 벽면을 유리로 마감해 바깥의 자연이 온전히 느껴지는 명상룸. 


취다선리조트에서는 차 명상 외에도 요가, 감정 치유 아로마테라피, 싱잉볼 사운드 힐링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일상의 긴장을 풀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채울 수 있다. 자유로운 몸동작과 함께 온전히 자신을 만나는 동적 명상은 가장 반응이 좋은 프로그램으로, 한번 도전해보기를 권한다. 오쇼 쿤달리니 액티브 명상도 체험할 수 있다. 투숙객은 명상이나 요가 프로그램이 무료이며, 투숙객이 아닌 경우나 일부 유료 프로그램은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면 된다.


티룸에는 독립된 차실이 네 곳 있는데, 각각 분위기가 달라 취향에 따라 고르기 좋다. 죽로차실과 공선차실은 바깥에 작은 연못을 꾸며 더 운치 있다. 차실에서는 혼자 혹은 일행과 함께 다도를 배우고, 차를 마시며 오붓한 시간을 보낸다. 먼저 티 마스터가 차 우리는 방법을 알려주고, 그 후엔 직접 차를 우려 마시면 된다. 차를 주문하면 이곳에서 직접 만든 귤정과와 간단한 다식을 내준다.

 

▲ 취다선리조트 티룸에 마련된 차실에서 티 마스터가 차 우리는 방법을 알려준다. 


녹차와 홍차, 볶은 홍차 등 다양한 차가 있는데, 모두 국내에서 재배한 품질 좋은 찻잎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용둥굴레를 구증구포로 만든 선옥죽, 맛이 부드럽고 중후한 흑차는 취다선의 시그니처 메뉴다. 기프트 숍이나 홈페이지에서 구매도 가능하다. 차실은 예약해야 하며, 투숙객은 1박에 1회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투숙객이 아닌 경우 홈페이지에서 예약해야 하며, 이용 시간은 회당 한 시간이다.


취다선리조트에는 어디든 차향이 흐르지 않는 곳이 없다. 객실에도 차와 다기가 비치돼, 언제든 여유로운 시간을 누릴 수 있다. 창밖에 펼쳐진 풍경이 금상첨화다. 푸른 바다에 보석처럼 박힌 우도와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떠오르는 태양은 자연이 빚은 명작이다. 여기에 차 한잔 곁들이면 감동이 배가 된다.


객실 타입은 1인실과 2인실, 패밀리룸이 있으며, 1인 여행자를 위한 일주일의 고립 여행도 제공한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휴식이 필요할 때 취다선리조트를 찾아보자. 차를 마시고 명상에 잠겨 나를 돌아보는 동안 한층 깊어진 자신을 만날 수 있다.


차 명상을 마친 뒤엔 한결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두산봉 트레킹에 나서보자. 리조트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어 찾아가기 쉽다. 두산봉은 말미오름이라고도 불리는데, 수십 m에 걸쳐 이어진 암벽이 독특한 형태를 이룬다. 경사 구간이 짧고 탐방로가 잘 정비돼 10~15분이면 정상에 닿는다. 전망대에 서면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우도와 성산일출봉이 고요히 아침 인사를 건넨다.


중산간 지대에는 너른 차밭이 펼쳐진 오늘은녹차한잔이 자리한다. 한가로이 차밭을 산책하고, 신나는 카트 레이싱을 즐기고, 족욕으로 피로도 풀 수 있는 테마 공간이다. 이곳에서 재배한 찻잎으로 만든 녹차를 이용한 음료와 아이스크림 등도 판매한다.

 

▲ ‘오늘은녹차한잔’에서 한가로이 차밭을 산책할 수 있다. 


오늘은녹차한잔에는 명물이 하나 더 있다. 차밭 아래 숨듯 들어앉은 천연 용암굴이다. 동굴 안에서 바깥쪽을 향해 셔터를 누르면 태곳적 자연에 둘러싸인 듯 신비로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인생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차밭 중간쯤 둔덕 아래 자리한 동굴은 이정표가 따로 없지만, 워낙 방문객이 많아 찾기 쉽다.

 

▲ 튤립이 만발한 보롬왓. 


보롬왓은 여기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어 길을 나선 김에 다녀오기 좋다. 비밀의 화원처럼 외길을 따라 들어간 곳에 철 따라 화려하게 피어난 꽃이 여심(旅心)을 사로잡는다. 튤립, 라벤더, 삼색버드나무 등 종류도 다양하다. 5월 중순부터 계절을 거슬러 올라간 듯 들판을 새하얗게 물들이는 메밀꽃이 흐드러진다.

 

<글·사진/정은주(여행작가)>
<콘텐츠 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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